2006년 7월 21일

인간에 대한 태깅

잘 아시다시피.. 요즘 웹 2.0의 태그, 태깅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옛날부터 사용되었던, 데이터 입력 후 검색을 위한 키워드 부여와 동일한 개념이죠.

다만 웹 2.0에서는 개인 간의 태깅된 내용들이 상호 결합하여 SNS(Social Network Service)화된다는 차이가 있을 뿐.

각설하고.

이하에서 언급할 내용은 태깅이라는 말에 힌트를 얻어 생각한 것일 뿐, 웹 2.0 태깅의 효용 가치를 논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이렇게 짚어주지 않으면 혼동하시는 분들이 꼭 계시더군요. ^^)

* * *

다른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타인에 대해 언제나 태깅을 합니다.

심리학적으로 우리는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대개 15초 내에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을 판단한다고 합니다.

“거만하군”, “사기꾼 같애”, “똑똑하군”, “비호감인데”, “좀 이상한 사람이군” 등등.

태깅(꼬리표를 붙이다).

타인에 대해 그러한 꼬리표를 붙이고, 우리 멋대로 생각을 해버립니다. 첫인상으로 갖게 된 느낌이 얼마나 견고한지는 이미 많은 실험을 통해 증명된 바 있습니다.

상대방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 사람에 대해 태깅을 하고 그것을 진실로 치부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선입견을 갖고서 타인에 대해 행동을 하고, 타인은 그러한 기대에 맞는 피드백(또는 리액션)을 합니다. 즉 내가 가진 타인에 대한 기대 또는 작은 신호가 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기대한 결과를 유발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에는 메커니즘이 있습니다.

타인에 대한 나의 생각, 그것에 기반한 나의 행동, 그리고 나의 행동에 기반한 타인의 피드백.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타인도 그러한 피드백이 없었을 것입니다.

여기에서의 행동이 대단한 행동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말투나 눈 빛에도 사람은 영향을 받습니다.

인간들은 그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반응하고 행동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상호작용을 통해 생존합니다.

이러한 주장이 언제나 맞는 말은 아닐지라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상대방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또는 그녀)에게 꼬리표를 붙이고, 자신 또한 누군가로부터 그렇게 치부 당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그러한 마음의 속임수를 깨닫고, 좀 더 신중하고 현명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 세상에는 별다른 인간 수양없이, '자신이 생긴대로 살아야지!'의 개념을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만.

그래도 역시 인생의 묘미는 스스로 자기 혁신하는데 있는 것이 아닐까요.

PS: 이 글은 상당히 지적이고 통찰력 있는 책 ‘운명의 법칙 (슈테판 클라인 저)’을 읽으면서 얻는 영감으로 작성된 것인데, 해당 서적은 제가 곧 별도의 글로 소개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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