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22일

끊는 일을 다시 끊어버린 어떤 시인

시를 하나 소개합니다. 지인이 알려준 것인데, 김중식 시인의 신작입니다.

김중식 시인은 시를 쓰다가 배 고파서 포기하고, 기자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시인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역시 시인인지라 관련 기사를 보면, "시 끊는 일을 다시 끊을 수 있었다"고 표현하고 있네요. ^^

금연 포기 - 김중식

열 달 끊은 담배를 이어 피면서
그래, 집 사는 일만 포기하면 돼
시인도 둘만 모이면 아파트 이야기를 하는 세상에서
그래, 침묵하면 돼
잠든 턱이 희미한 산소 속에서
조개구이처럼 쩍쩍 벌어지고 있다
입안이 끓고 있었다는 듯이
숨 쉬는 게 불무질이라는 듯이
뭔 삶이 이리 숯불인지
그래, 사는 일만 포기하면 돼
끊는 일을 다시 끊어버리면 돼

댓글 5개:

익명 :

입안이 끓고 있었다는 듯이/ 숨쉬는게 불무질이라는 듯이/뭔 삶이 이리 숯불인지/

불은 물을 만나면 처연해집니다.
애끓지 않고 물처럼 흘러가고 싶어요.

이 시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감사합니다.^^

익명 :

태그가 멋집니다...^^

익명 :

재밌는 발상이네요 ㅎㅎ

심성은 沈成恩 Shim, Sung eun :

시인도 둘만 모이면 아파트 이야기를 하는 세상에서

온몸으로 와닿네요.

바비(Bobby) :

To flow님/ 좀 어려운 부분이죠. 그래도 우리의 일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시입니다.

To gimmesilver님/ 고맙습니다. ^^

To lava님/ 이것은 "시"인걸요~

To tofu님/ 아, 반갑다~ 방명록에도 남긴 글 보았는데, 초기화면에 보면 내 메일주소 있으니 메일 남겨주렴.

댓글 쓰기

댓글을 환영합니다.

스팸으로 인해 모든 댓글은 운영자의 승인 후 등록됩니다. 스팸, 욕설은 등록이 거부됩니다. 구글의 블로그 시스템은 트랙백을 지원하지 않습니다.